훈련자료
1960년대 이후 세계 교회는 신, 구교를 막론하고 예배 갱신에 깊은 관심을 가져 왔다. 이러한 관심은 일차적으로 세계 교회 운동의 과정에서 ‘세계’(Oikumene)를 새롭게 발견함에 따라 신학적 사고가 수평적으로 전환한데 따른 것이고, 그 다음으로는 세속화되고 다원화 되어가는 사회 속에서 전통적 예배 형태에 대한 갱신의 필요성이 요청되었기 때문이다. 교회와 선교에 대한 새로운 이해와 더불어, 현대 교회의 예배의 신학도 예배를 교회에서의 행위로 이해한 것으로부터 세계 속에 역사하시는 하나님의 행위에 대하여 응답하는 행위로 이해하여 예배와 삶의 연속성을 강조하게 되었다. 또한 예배를, ‘나, 교회, 하나님’의 수직적 차원만을 강조한 것으로부터, 세계를 포괄하는 선교적 차원에서 이해하게 되었다. 이러한 예배 신학의 변천은 예배 형태의 변화를 가져왔는데, 이 변화를 크게 셋으로 구분한다면, 첫째 개신교에서는 말씀과 성례전을 똑같이 강조하고, 회중이 수동적으로 구경하던 예배에서 직접 참여하는 공중 예배(Corporate worship)의 형태를 취하였다. 둘째, 카톨릭에서는 예배의 표현에 있어 고전적 언어를 현대어로, 그리고 자국어로 표현하도록 하였으며, 셋째 예배를 축제 의식으로 이해하여 예배의 장소, 시간, 순서 등에 반영한 점등을 들 수 있다. 이러한 현대 교회의 예배 갱신은 단순히 예배 의식을 갱신하는데 목적을 두지 않고, 회중으로 하여금 하나님의 사랑을 받는 자로서 자신을 인식하고 세상 안에서 역사하시는 하나님께 응답하는 삶을 살도록 ‘예배자를 갱신하는 것’을 궁극적 목적으로 삼고 있다.
예배와 삶이 분리되지 않으려면 하나의 예배 신학적 전체를 필요로 한다. 그것은 예배를 하나님에 대한 인간의 행위로 이해하는 것이 아니라, 예배를 하나님의 일(행위, Opus Dei)로 이해하고, 예배에 있어서 인간의 행위는 하나님의 행위에 대한 응답으로만 가능하다고 보는 것이다. 예배가 하나님의 행위일 때, 예배는 세계로부터 도피할 수 없다. 예배에서 하나님의 구속 행위를 기념하고 응답할 때 그것은 단순히 과거의 사건을 기념하고 반복하는 것이 아니라, 지금 여기서 역사하시는 하나님의 행위와 관련되어 있다. 하나님은 우리가 찾아가는 어느 공간에만 머물러 계시는 분이 아니라 인간의 삶의 영역인 세계 속에 찾아오시고 자신을 계시하시는 분이시다. 따라서 인간의 삶 속에는 하나님의 계시가 구체적으로 나타나 있는 것이다.
한편, 예배는 하나님의 일이지만 동시에 그 역사하심에 응답하는 인간의 행위에 의해 형성된다. 따라서 예배는 매일의 삶 속에서 임재하시는 하나님과의 만남이요 응답이다. 이러한 하나님의 행위에 대한 응답으로서의 예배에서는 회중(Congregation)이 형성된다. 이것은 예배가 개인이 아닌 공동 행위인 것을 의미한다. 이렇게 예배를 공동의 예배로 이해하는 것은 ‘만인 제사장설’의 귀결이 된다. 하나님의 백성은 제사장적 백성이다. 하나님의 백성이 제사장이라 할 때 제사장이 제사를 드리기 위해 존재하듯이, 하나님의 백성은 하나님께 제사드리기 위해 존재하는 것이다. 이 제사는 하나님의 구속 행위에 대한 응답으로서 자기 자신만을 위한 것이 아니라 대리자로서 하나님께 응답하는 것이다. 이 말은, “만인 제사장설의 의미는 각자가 다 자기 자신의 제사장이라는 뜻이 아니라 ‘나는 다른 사람을 위한 사제요, 다른 사람도 그와 같다’는 뜻으로서, 이것은 이웃에게 작은 그리스도가 되어야 한다는 의미이다.”는 루터의 말과 같은 것이다. 이 점에서 만인 제사장설은 더 이상 회중을 예배의 구경꾼으로 놓아두지 않는다. 더 나아가 기독교에서 사제(Priest)는 이미지(Image)는 종(Servant)의 이미지와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으므로 예배에서 회중이 사제의 역할을 한다는 것은 섬긴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리고 이 섬김은 삶과 분리되어질 수 없는 것이다. 이렇듯 예배가 그리스도 안에서 하나님에 대한 제사장적 응답일 때, 삶과 분리되지 않는다. 예배는 세상으로부터의 도피가 아니라 삶 속에서 하나님께서 무엇을 하고 계신가를 깨닫고 응답하는 행위인 것이다. 예배가 하나님을 향한 인간의 행위로만 이해될 때 예배와 삶은 분리된다. 그러나 예배를 하나님의 행위에 대한 인간의 응답으로 이해할 때, 예배와 삶은 한 편은 하나님 중심, 다른 한 편은 인간 중심이라는 구분된 활동이 아니라 그리스도를 통하여 그 일치점을 갖게 되는 것이다.
여기에서 우리는 삶 속에서의 예배적 의미를 발견하게 되며, 동시에 삶을 통한 영성 훈련의 방법으로서의 예배의 가능성을 보게 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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