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성 훈련의 장이 먼저 교회가 되어야 한다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영성 자체의 성격상 교회를 도외시한 영성 훈련은 많은 위험성을 내포하기 때문이다. 교회를 영성 훈련의 장으로 한다는 것은, 먼저 영성 훈련의 근거를 교회사적 가치 기준에 둔다는 것을 의미한다. 영성이 교회사적으로 깊은 뿌리를 내리고 발전해 왔음은 앞에서 살펴본 바 있다. 기독교 형성 이전의 유대교 전통으로부터 초대 교회를 거쳐 동방 교회에 이르기까지 영성 훈련이 주로 내면적 영성 훈련에 치중되었음을 보게 된다. 소위 내향적 영성 훈련이라 할 수 있다. 그러나 중세 교회로부터 종교 개혁 시대를 거쳐 현대에 이르기까지의 영성 훈련은 그 내면성을 기초로 하여 행위와 삶으로, 사회로 확산되어 가는 소위 영성의 외향적 측면을 더하게 되었다. 그러므로 교회를 장으로 하는 영성 훈련은 이러한 교회사적 교훈을 효율적으로 수용해야 할 것이다. 그것이 교회사에 함께 하신 성령의 역사에 동참하는 길이요, 저급한 신비주의에 빠지지 않는 지혜인 것이다.

고용수는 교회 교육이 본질상 공동체적 교회성에 근거하는 것이 마땅하다고 주장한다. 이 말은 교회를 기구(Institution)와 친교(Koinonia) 공동체로 이해하는 것을 전제한다. 교회가 세상의 조직체(Organization)와 구별되는 것은 생명을 지닌 유기체(Organism)라는데 있다. 유기체로서의 몸의 구조 속에서 생명을 지닌 교회의 동력은 관계성에 있다. 그리고 교회 교육은 항상 이 유기체 내의 지체간의 상호 작용, 곧 관계성 개발에 유의하는 것이다. 그러므로 영성 훈련은 교회 자체의 역동성에 근거를 두는 것이 바람직하다.

영성 훈련의 장이 우선적으로 교회가 되어야 한다는 것은 이렇듯 교회의 전통인 교회사적 교훈에 충실함과 예수 그리스도를 머리로 한 교회의 유기체적 역동성에 근거해야 함을 의미한다. 그때에 영성 훈련은 오류에 빠지지 않을 것이며, 건전한 형태로 사회로의 지향을 도모할 수 있을 것이다